제주도 여행의 매력은 한 번에 모든 걸 담을 수 없다는 데 있죠. 하지만 서귀포는 2박3일로도 그 핵심을 찌를 수 있는 곳입니다. 바다, 오름, 올레길, 맛집까지... 알차게 여행하는 법을 공개합니다.
1일 차: 동부 명소로 여행 맛보기
동선: 공항 → 섭지코지 → 성산일출봉 →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→ 중문 숙소
섭지코지: 바람과 어우러진 초원의 낭만
공항에서 렌터카를 빌리면 첫 목적지는 단연 섭지코지입니다. 드라마 '여인천하' 촬영지로 유명한 이곳은 푸른 초원과 투명한 바다가 조화를 이룹니다. 주차장에서 내려 해안산책로를 걸으며 끝없이 펼쳐진 풍경에 취해보세요. 특히 '말동상'이 서 있는 전망대에 오르면 섬 전체가 발 아래 펼쳐집니다. 사진 찍기 좋은 시간대는 오전 10시 전이나 일몰 1시간 전이에요.
성산일출봉: 용암이 빚은 기적
섭지코지에서 차로 15분 거리인 성산일출봉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입니다. 등산로는 크게 두 갈래인데, 정상까지는 40분 정도 걸려요. 가파른 계단이 있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분화구와 바다의 조합은 가히 압권입니다. 만약 일출을 보려면 5시 전후로 도착해야 하지만, 1일 차에는 무리하지 말고 낮 시간대에 즐기는 걸 추천해요.
점심: 성산의 진미, 전복뚝배기
성산항 근처 해녀집에서 전복뚝배기를 꼭 맛보세요. 갓 잡은 전복을 돌솥에 넣고 끓여내는 국물의 풍미가 일품입니다. 식당 '해녀의 집'은 현지인도 줄 서는 곳이에요.
휴애리 자연생활공원: 꽃과 함께하는 휴식
오후에는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으로 향해보세요. 계절마다 다른 꽃으로 물들어 사진 명소로 유명합니다. 봄에는 유채꽃, 가을에는 핑크뮬리가 장관을 이룹니다. 입장료는 1인 1만 원 정도로 약간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, 넓은 정원과 포토존이 여행의 추억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줄 거예요.
숙소: 중문의 숨은 보석
저녁에는 중문 관광단지 인근 숙소로 이동합니다. 여기서 추천하는 곳은 중문 바다보라펜션입니다. 오션뷰와 독채 수영장을 갖춘 이 펜션은 15만 원 대부터 예약 가능하죠. 가족이나 커플이라면 프라이빗한 공간에서의 하룻밤이 특별함을 더해줍니다.
저녁: 중문 흑돼지 거리
중문로드에 위치한 돈사돈은 유명세만큼이나 맛이 보장되는 흑돼지 맛집입니다. 두툼한 삼겹살을 구워먹으며 하루의 피로를 풀어보세요. 단체 관광객이 많아 저녁 7시 전후엔 웨이팅이 길어지니 미리 방문하는 게 좋습니다.
2일 차: 서귀포의 심장을 탐험하다
동선: 천지연폭포 → 정방폭포 → 외돌개 → 서귀포 요트 투어 → 오션뷰 레스토랑
천지연폭포: 도심 속 자연의 선물
아침 일찍 천지연폭포로 향해보세요. 서귀포 시내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이 폭포는 높이 22m의 장관을 자랑합니다. 숲길을 따라 내려가면 폭포 아래에 작은 연못이 있는데, 여기서는 물안개가 만들어내는 무지개를 볼 수 있어요. 입장료는 성인 2,000원이지만 오전 7시 전에는 무료로 개방됩니다.
정방폭포: 바다로 떨어지는 폭포
천지연폭포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정방폭포는 아시아 유일의 해안 폭포입니다. 폭포 바로 앞 카페에서 블루베리 스무디를 마시며 바다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. 단, 해수욕장과 가까워 여름에는 인파가 몰리니 가급적 오전 일찍 방문하는 게 좋습니다.
외돌개: 파도와 바위의 조화
정방폭포에서 5분 거리인 외돌개는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독특한 지형입니다. 파도가 바위를 치는 모습이 장관이지만, 안전 사고에 유의해야 해요. 특히 비 오는 날은 미끄러우니 운동화를 꼭 신고 방문하세요.
점심: 서귀포 재래시장의 맛
서귀포 매일올레시장에서 현지인의 일상을 느껴보세요. 이곳에서 갈치조림을 파는 식당 '옛날집'은 40년 전통의 노포입니다. 은은하게 조린 갈치의 담백함이 입맛을 살려줄 거예요.
오후: 바다 위에서의 특별한 경험
서귀포항에서 시작하는 요트 투어는 일생일회의 추억을 선사합니다. 2시간 코스로 1인 5만 원 대부터 예약 가능하며, 석양 시간대를 선택하면 노을 속 요트 위에서의 로맨틱한 순간을 즐길 수 있어요. 예약은 '제주요트투어' 홈페이지에서 미리 하는 게 안전합니다.
저녁: 바다와 함께하는 다이닝
저녁에는 중문의 클럽쉐라톤 오션뷰 레스토랑에서 특별한 식사를 추천해요. 신선한 해산물 뷔페와 함께 라이브 재즈 공연이 어우러진 이곳은 분위기 만점입니다. 예산이 부담된다면 중문 해안가의 '카페 드 몽'에서 커피와 함께하는 일몰도 좋아요.
3일 차: 올레길과 카페에서의 여유
동선: 올레 7코스 → 로스터리 카페 → 전복해물뚝배기 → 공항
올레 7코스: 발걸음에 힐링을 싣다
아침 일찍 올레 7코스(외돌개~월평마을)를 걸어보세요. 총 14km의 이 코스는 해안 절벽과 마을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요. 중간에 위치한 '소길물'이라는 작은 폭포에서 발을 담그며 휴식하는 것도 좋습니다. 전체 걷는 시간은 4시간 정도지만, 체력이 부족하다면 월평마을까지 2km만 걸어도 충분히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어요.
카페: 제주 커피의 정석
올레길 종점 근처 '알라카이' 카페는 로스팅부터 직접 하는 소규모 카페입니다.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바다와 어우러진 아메리카노 한 잔은 여행의 피로를 단번에 날려줄 거예요. 특히 '제주 말차 라떼'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입니다.
점심: 서귀포의 마지막 미식
점심은 '전복해물뚝배기'로 마무리해보세요. 서귀포시장 근처 '삼보식당'은 전복을 통째로 넣고 끓여내는 국물이 깊은 맛을 자랑합니다. 식사 후 시장에서 말린 갈치나 홍가리비를 저렴하게 사는 것도 추천해요.
마무리: 공항 가는 길
렌터카 반납 전 주유는 필수! 공항 근처 주유소는 혼잡할 수 있으니 여유 있게 이동하세요. 공항 면세점에서 한라봉 초콜릿이나 녹차 롤케이크를 쇼핑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.
비용 총정리 (2인 기준)
- 렌터카(3일) : 18~24만 원 (소형차 기준, 보험 포함)
- 주유비 : 4~5만 원
- 숙박(2박) : 16~30만 원 (게스트하우스 8만 원/박 ~ 리조트 15만 원/박)
- 식비 : 20~30만 원 (고급 레스토랑 제외)
- 입장료 및 액티비티 : 15~25만 원
※ 총 예산 : 70~110만 원 (격차 큰 항목은 선택에 따라 조절 가능)
현지인만 아는 꿀팁 5
- 렌터카 보험 : 슈퍼콜로겐 보험(면책금 0원) 가입 시 안심하고 운전 가능합니다.
- 주차 요령 : 관광지 주차장은 오전 10시 전후로 마감되니 대체 주차 공간을 미리 확인하세요.
- 날씨 대비 : 제주는 한 시간마다 날씨가 변합니다. 얇은 겉옷 + 우비 + 선크림 필수!
- 현금 준비 : 일부 시장이나 소규모 식당은 카드 불가하므로 10만 원 정도 현금을 챙기세요.
- 대중교통 활용 : 렌터카가 부담된다면 '서귀포 시외버스'를 이용해 주요 관광지를 순환해보세요.
마치며: 서귀포는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
서귀포는 단순한 관광지 이상입니다. 올레길의 돌담, 흑돼지 구이의 지글거림, 바다 위 요트의 흔들림... 이 모든 것이 당신의 여행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거예요. 2박3일은 짧지만, 이 계획표대로라면 서귀포의 모든 매력을 압축해 느낄 수 있을 겁니다. 준비물 체크리스트를 만들고, 카메라 충전은 완벽하게! 제주도 서쪽 끝에서의 추억이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✈️